명약도 증상에 맞아야 제 구실을 한다는 말이 있듯이 약을 식품으로 보고 방심하여 사용하게 되면 생각지도 못한 부작용을 겪게 된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오래전 한국에서 한약을 배울 때 본초수업 담당 선생님께서 "남들 좋다는 산삼먹고 설사하는 건 무슨 일이겠니?" 라고 질문하셨던 기억이 새삼 납니다.
생강은 신온해표약이라고 하여 발한 작용이 있으면서 위를 따뜻하게 하고 구토를 멎게 하는 작용이 있습니다. 그런데, 본초학에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생강을 단순히 식품으로만 보면 안됩니다. 제약을 조화시키고 부작용을 최소화한다는 의미에서 감초, 생강이나 대추를 소량 사용하는 것도 예의상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특별히 조화를 시켜야 할 약의 그룹이 있을 때, 예를 들어서 서로 사이가 안좋아보이는 친구를 모임에 초대했다거나 좀 어색한 것같은 느낌을 주는 친구들을 초대했는데 그들을 둥글둥글 웃으면서 언쟁이 안생기게 하는 친구가 있으면 모임 분위기가 좋게 됩니다. 따라서 그런 역할로 사용해야 할 때 용량을 맞추서 사용하게 됩니다.
물론, 그럴 이유가 없는 처방이라면 그런 용도의 약재를 전혀 쓰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비싼 약재를 1그람이라도 쓸데없이 남용하지 않는 것이 한약방제의 기본입니다.
본초에 대한 지식없이 한약을 함부로 조제하시게 되면 위험할 때가 많습니다. 본초학에서는 운용하려는 약재의 종류가 적으면 적을수록 강한 약성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 방제의 구성원리라고 봅니다.
생강을 왜 넣어야 하는지를 모르시면서 조미료 넣듯 한약에 넣으신 후 끓여드셔도 된다는 마음을 단호히 중단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호기심으로 시작하시는 일이 몇번은 넘어갈 지 모르나 결국은 치명적인 실수를 낳게 합니다. 약재를 이것저것 실험하듯 끓여드시고 사경을 헤매면서 응급실에 실려가신 분도 본 적이 있습니다.
질문하신 분의 생각은 오직 생강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계실지 모르겠지만, 전문가가 처방한 것이 아니라면 설사하시는 이유는 끓여드신 한약을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따라서 모든 것을 중지하시고 설사가 멎을때까지 미음을 끓여 드시면서 속을 안정시키시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