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적으로도 해수(기침)의 원인은 의서에 최대 16종까지 나열돼 있다. 그러니까 그 원인을 말로 하기가 버거울 정도로 많다.
의사들도 기침을 줄이는 약을 함부로 쓰지 않는다. 감기에 걸렸을 때 기침 콧물 가래가 나오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인 기침만을 줄이기 위해 진해제를 사용하는 것은 잠시 기침소리는 잦아들겠지만 그 원인을 해결한 것이 아니기에 자칫 병을 악화시킬 수 있어 함부로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기침의 별명이 '호흡기의 파수꾼'이다. 감기에 걸렸을 때보다 기관지염 후두염 폐렴에 걸렸을 때 기침이 더 심한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집을 지키는 개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특히 기침을 하면 목에서 훨씬 공기가 세게 나오기 때문에 호흡기에 들어온 나쁜 것을 힘차게 밀어내는 효과가 있다. 그러니 기침 잦아드는 약을 먹이는 것은 집 지키는 개에게 수면제를 먹여서 재워두고 도둑이 아무 때나 들어올 수 있게 시간을 벌어주는 것과 다름 없다.
"기침은 줄여야 할 증상이 아니다"라는 말에 기가 찬다는 듯 반문하는 분들이 종종 있다. 약 한 봉지 먹으면 기침이 줄어야 하고 설사는 물론이요 열도 뚝 떨어져야 안심이 되는 어머니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침은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 가를 정확하게 알려주는 힌트라 기침이 심한 며칠간은 물을 많이 먹이면서 가래나 기타 이물질이 호흡기 점막에 달라붙는 것을 막아야 한다.
또 가습기로 습도를 높여줘서 기침이 효과적으로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며 그 원인에 맞춰 처방을 받아야 한다.
"기침을 심하게 하면 기관지가 상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종종 받기도 하는데 기침을 해서 기관지가 상하는 것이 아니고 기관지에 염증이 있어 기침을 하는 것이니 그 원인과 결과가 전도된 것이다. 결국 아이들이 기침을 하면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 가를 찾는 것이 우선이며 겨울날 처마 밑에 달린 고드름은 봄이 돼야 녹는다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기침이 발생하면 원인이 없어지기 전까지는 시끄럽지만 평소에 신선한 공기와 물을 자주 마실 수 있도록 도와주고 우리 몸에 쉽게 염증을 유발하도록 하는 인스턴트 음식이나 기름진 음식을 줄인다. 또한 폐기능을 좋게 하는 유산소운동을 규칙적으로 한다면 호흡기를 지키는 우리의 파수꾼은 평화롭게 낮잠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