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부동산 에이전트들이 힘들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 현상이 바이어 부족이 아니라 매물 감소 또는 은행융자 거부로 인해 발생한다면 에이전트들이 느끼는 고통은 더 크다. 요즘 에이전트들이 무엇 때문에 힘든지 이유를 알아봤다.
▶보여줄 물건이 없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라고 한다. 인건비가 싸서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에 제조공장을 차리기 때문이다. 인구 대국답게 노동자 구하기도 쉽다는 것도 중국 진출의 큰 장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중국에 사람이 없다고 말한다.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중국으로 몰리면서 현지 노동자들의 인건비 인상을 불러 일으켰다. 아무리 인건비가 싸다고 해도 1년에 10%씩 오르는 노임을 감당하기 힘들어졌다.
그래서 현지에 진출한 업체사장들은 사람은 많지만 정작 경쟁력 있는 인건비에 맞춰줄 근로자가 없다고 한숨이다.
주택가격은 전성기시절 대비 30%이상 폭락했다. 가주의 경우 전체 거래량중 절반이 차압이나 숏세일 주택이다.
겉으로 보면 여기저기 헐값에 널린 것이 집처럼 보인다. 마음만 먹으면 쉽게 주울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주택시장을 좀 더 깊게 들여다보면 상황은 영 딴판이다. 부동산 구입을 문의하는 바이어들은 아직도 많다.
그러나 바이어가 원하는 물건을 소개해줄 매물은 없다. 어떻게 보면 앞뒤가 안 맞는 말이다. 차압주택이 많고 가격도 떨어졌다는데 보여줄 집이 없다니.
에이전트들이 매물을 올리는 MLS에 가보면 분명 새주인을 기다리는 집들이 나와있다. 하지만 정작 마음에 드는 물건은 값이 떨어지지 않았고 가격이 맞으면 건물 상태가 형편없다.
유닛이나 아파트도 수익성이 좋으면 위치가 나쁘고 동네가 마음에 들면 수익률이 크게 떨어진다. 리버사이드 샌버나디노 등 인랜드 지역은 싼 물건이 많이 있지만 이곳을 찾는 한인 바이어들은 거의 없다.
게다다 리스팅 수 도 크게 줄었다.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MLS리스팅은 주택경기가 좋을때보다 30~40%가 감소했다.
동네가 좋을 수록 감소폭은 더 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에이전트들은 바이어가 집을 보여달라고 해도 마땅한 물건이 없어 머리가 아프다. 박경민 아메리카 부동산 부사장은 "페이먼트에 부담이 없거나 오래전에 주택을 구입한 셀러들은 급하게 팔 이유가 없어 리스팅을 마켓에 내놓지않다보니 좋은 물건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비 부동산 준정씨는 "한인타운을 중심으로 볼때 가끔가다 나오는 은행차압매물은 현금 바이어를 찾고 정상적인 매물이 줄다보니 일반 바이어들이 구할 수 있는 기회가 오히려 호황기시절보다 적은 것 같다"고 전했다.
▶융자거부가 많다
어렵게 매물을 찾으면 융자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된다. '20%=풀다큐먼트'(Full Doc:융자를 받기위해 세금보고서도 제출하는 방식)는 집을 사기위해서 반드시 준비해야 하는 공식이다.
높은 크레딧 점수와 까다로운 크레딧 리뷰도 바이어들의 구매의욕을 떨어뜨리게 한다.
W-2폼을 받는 월급장이는 제출서류가 간단하지만 자영업자는 자신이 보고한 소득으로 집을 살 수 있는 수준을 충족시켜야 된다. 하지만 상당수 자영업자들은 실제소득과 세금보고상 소득이 틀리다. 인컴은 되는데 세금보고가 적어서 집을 못사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현재인컴이라고 해서 세금보고시 했던 소득과 다른 실제 소득을 은행에 제출해서 융자를 받았다. 그러나 서브 프라임사태 이후 이런 방식은 거의 사라졌다.
50%이상을 다운페이하면 쉽게 융자를 받겠지만 어렵게 돈을 모아 집을 사는 바이어들이 50% 다운하기는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