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없는 날이 너무 많다.”
카운티 교육구들이 2010-2011학년도 수업일수를 최다 5일까지 단축하자 학부모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학교가 쉬는 날 탁아 부담이 큰 맞벌이 부부들은 개학과 동시에 배부된 학교 일정표를 받아들고 당혹감 속에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풀러턴과 부에나파크, 사이프리스, 오렌지, 어바인, 터스틴 등 한인 다수 거주 지역 교육구들은 교사, 교직원들의 강제 무급휴가를 늘리는 방법으로 새 학년도 수업일수를 짧게는 175일까지 단축했다.<표 참조>
어바인통합교육구를 예로 들면 각급 학교들은 월요일인 11월22일부터 수요일인 24일까지 사흘 동안 강제 무급휴가로 학교 문을 닫는다. 추수감사절인 25일과 이튿날인 26일엔 수업이 없다.
크리스마스를 즈음한 휴교일도 늘었다. 12월20일과 21일 이틀은 교직원들이 강제 무급휴가를 가는 날이다. 22일부터 시작되는 겨울방학이 내년 1월4일까지 지속되므로 실제로는 12월20일부터 내년 1월4일까지 16일 동안 학교 문이 닫히는 셈이다. 이같은 사정은 풀러턴을 비롯한 한인 다수 거주 지역 교육구들도 대동소이 하다.
각 교육구들은 이전까지 통상 180일이던 수업일수를 단축, 인건비를 절약하는 방식으로 교육예산 감축분을 보전하고 있지만 상당수 학부모들은 자녀의 학력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중학생 아들을 둔 김의태(어바인)씨는 “학교가 쉬는 날이 많아지면 교사도, 학생도 진도를 맞추기에 힘들지 않겠느냐”며 “아들은 노는 날이 늘어 좋아하지만 부모 입장에선 반갑지 않다”고 말했다.
수업일수 단축은 특히 맞벌이 학부모들에게 스트레스를 안겨주고 있다. 휴교일에 자녀를 오전부터 데이케어 센터에 보내려면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그나마 데이케어 센터가 문을 열면 다행이다. 데이케어 센터마저 문을 닫는 날은 부모 중 한 명이 휴가를 내 자녀를 돌봐야 한다.
수업일수 단축의 불똥은 엉뚱하게도 유아를 둔 맞벌이 부부에게까지 파급되고 있다. 유아를 맡아 돌봐 주는 이들의 상당수가 학생 자녀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녀가 학교를 장기간 쉬는 기간을 가족여행 기회로 활용하거나 맡아야 할 아이가 거의 없는 시기를 골라 휴식을 취한다.
맞벌이 부부인 김선숙(풀러턴)씨는 “아기를 맡아주는 아주머니가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때 일주일씩 쉰다고 통보하는 바람에 골치가 아프다”며 “남들 다 쉴 때 애를 봐 줄 사람도 없고 설사 구한다 해도 돈을 많이 줘야 하기 때문에 남편과 번갈아 휴가를 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임상환 기자 limsh@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