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고등학교에 재학하는 많은 한인 고교생들이 자신들의 성적관리에 소홀하거나 혹은 나쁜 성적에 서툴게 대응함으로써 대학진학에 결정적인 지장을 받거나 불이익을 받는 일이 많다. 다음은 성적관리의 중요성과 그 파장에 대해 고교교사로서 필자가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면서 가지게 된 의견이다.
첫째, 고교생들이 받는 성적표(Report Card)에 나타나는 성적에는 각각 Quarter Progressive Grade(학기 중간 성적)와 Quarter Final Grade(학기 말 성적)가 있는데, 이 성적들이 고교 4년 동안 누적된 것이 바로 대학진학에 필수요소인 GPA(Grade Point Average: 평균학점)이다.
보통 주립대학의 경우에는 4.0 만점에 3.0 이상의 GPA성적을 기록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최근 경제적인 문제로 명문사립대학을 포기하고 상대적으로 등록금이 싼 주립대학으로 우수한 학생들이 몰리면서 University of Virginia, Virginia Tech, University of Maryland College Park, University of Maryland Baltimore County에 진학하는 학생들의 GPA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서 한인 고교생들과 학부모들은 경각심을 가지고 학생들의 GPA를 적어도3.5 이상 유지하도록 잘 관리하여야 한다.
둘째, 한인고교생들과 학부모들은 Progressive Report Card(학기 중간 성적표)를 받았을 때 성적이 기대 이하로 떨어져 있으면 반드시 그 대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즉, C 학점이나 그 이하의 성적을 받았으면 그것을 만회할 방법을 다방면에서 찾아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각 교사들이 요구하는 과제물을 제 시간에 정확하게 제출하는 것이지만, 아울러 Extra Point(추가점)를 주는 과제물도 잘 찾아서 별도의 노력을 하여야 한다.
미국의 학점체계상 중간고사(Mid-term exam)나 기말시험(Final Exam)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많이 낮은 점을 고려한다면 평상시에 충실하게 숙제를 해가고 또 미리 예고하는 각종 시험(Quiz)에 대비하여 평소에 공부하는 것이 좋은 학점을 유지하는 비결인 셈이다.
셋째, 한인고교생들이 좋은 학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9학년에 처음 들어가서 받는 성적이 대단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때 좋은 성적을 받아두면 다음 학년으로 진학할 때 벌써 선생님들 사이에서 누구 누구 학생은 아주 우수한 학생이라고 소문들이 나기 때문에 첫 인상이 좋으면 그 다음 학년이 되어서 선생님들 사이에서 프리미엄을 받을 수가 있다.
그렇지만, 9학년 성적이 아주 나쁘게 나오면 그 선입견이 선생님들 사이에 퍼지기 때문에 그 다음부터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즉, 아무리 선생님들이 객관적으로 성적을 준다고 해도 처음 가지게 되는 어떤 학생에 대한 선입견은 쉽게 지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학점이 좋은 학생들은 나중에 대학에 진학하게 될 때 그 과목의 선생님들로부터 아주 좋은 평판의 대학입학 추천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성적관리는 중요한 편이다.
끝으로, 한인고교생들이 좋은 성적을 유지하려면 주말(금요일 오후부터 일요일 저녁까지의 시간)을 잘 활용하여야 한다. 대체로 좋은 학점을 관리하는 학생들은 숙제나 각종 프로젝트 등을 금요일 오후부터 토요일 저녁 사이에 다 마치고 일요일은 가족이나 친구들과 어울려 좋은 시간을 보내거나, 운동을 하거나, 아니면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과제물을 뒤로 미루어 두었다가 일요일 오후부터 시작하여 월요일 새벽까지 잠을 설쳐가면서 간신히 각종 과제물들을 처리하는데,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하다보니 대체로 과제물의 질이 좋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받기가 대단히 힘이 들고 또 그 후유증으로 월요일 학교에 가서 시간마다 졸게 되면서 은연중 선생님의 머릿 속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게 되고, 이것은 곧바로 선생님의 성적채점에 마이너스로 작용하게 된다. 따라서, 그만큼 주말시간 관리가 좋은 학점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