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현재 401(k), CD, 세이빙스 어카운트, 생명보험 등을 가지고 있지만 추가로 보험료를 납부할 여유가 없다. 기존 자산이나 현재 지출하는 보험료를 조정해 상속계획과 은퇴자금을 함께 준비할 수 있을까?
▶답= 가능하다. 재정설계에는 반드시 새로운 돈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미 가지고 있는 자산이나 매달 지출하고 있는 돈의 역할을 다시 나누는 방법이 있다. 이를 영어로 ‘Asset Repositioning’, 즉 자산 재배치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왼쪽 주머니에 있는 돈을 오른쪽 주머니로 옮기는 것이다. 전체 자산의 액수는 늘어나지 않더라도 돈이 담당하는 역할은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65세의 한 고객은 401(k)에 약 100만 달러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가능한 한 100만 달러를 가족에게 상속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투자계좌에서 은퇴 생활비를 계속 인출하면서 원금 100만 달러를 그대로 남기는 것은 쉽지 않다.
이에 전체 자산 중 25만 달러를 평생연금에 배치하여 매년 약 1만9250달러의 소득을 받도록 설계하고, 이 연금 소득으로 생명보험료를 납부하여 가족에게 약 100만 달러의 사망보험금을 남기는 구조를 검토했다.
결과적으로 25만 달러의 자산을 상속 목표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고, 나머지 75만 달러는 은퇴 생활비와 필요 자금으로 비교적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새로운 돈을 추가로 납부한 것이 아니라 기존 자산의 역할을 나누어 상속계획과 은퇴자금의 유연성을 함께 마련한 사례다.
젊은 고객에게도 자산 재배치를 적용할 수 있다. 35세의 한 고객은 100만 달러의 사망보험금을 위해 매달 1200달러의 종신보험료를 납부하고 있었다. 보험을 점검한 결과, 이 고객에게는 높은 보험료를 계속 부담하기보다 필요한 사망보장은 유지하면서 은퇴자금을 함께 준비하는 방법이 더 적합했다.
이에 월 120달러의 보험료로 35년 동안 100만 달러의 사망보장을 받을 수 있는 정기보험으로 변경하고, 매달 절약되는 약 1080달러를 401(k)에 적립하도록 했다. 이를 1년으로 계산하면 약 1만2960달러를 은퇴자금으로 돌릴 수 있다. 새로운 돈을 더 낸 것이 아니라 기존에 지출하던 보험료의 역할을 사망보장과 은퇴저축으로 다시 나눈 것이다.
또한 정기보험의 만기가 되기 전에 종신보험으로 전환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는 점도 설명했다.
자산 재배치는 큰돈이 있는 사람만을 위한 전략이 아니다. 현재 가지고 있는 자산을 하나씩 점검하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다.
만기가 다가오는 CD는 자동으로 갱신하기보다 현재 금리와 앞으로의 자금 사용 시기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 세이빙스 어카운트에도 생활비와 비상자금을 초과하는 현금이 장기간 그대로 있다면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방법이 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기존 생명보험도 사망보험금, 보험료, 현금가치, 보장 기간과 함께 중대한 질병이나 만성질환이 발생했을 때 사망보험금의 일부를 미리 사용할 수 있는 혜택이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또한 비상자금과 가까운 시일 안에 사용할 돈은 언제든지 꺼낼 수 있도록 유동성이 높은 자산으로 남겨 두어야 한다. 연금과 생명보험은 계약 기간, 인출 제한, 해약 비용, 세금, 건강심사 등의 조건이 있으므로 단순히 수익률이나 사망보험금만 보고 결정해서는 안 된다.
결국 자산 재배치는 돈을 무조건 다른 상품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각 자산에 맞는 역할을 다시 정해 주는 과정이다. 같은 돈이라도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단순히 이자만 받을 수도 있고, 은퇴소득과 가족보장을 함께 준비할 수도 있다.
• 현, 엠제이 보험 대표 • Marsh & McLennan 의 부사장 역임 • 천하보험 상무이사 역임 • 뉴욕 중앙일보 및 한국일보에 '마크정의 보험 칼럼’이라는 제목으로 칼럼 게재 • MBC 아메리타 뉴스 투나잇 보험상식코너 방송 • 라디오코리아 아침마당 방송 • 중앙일보 전문가기고 및 ASK미국 고정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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